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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 노조 조합원들의 농성에 대한 경찰의 강제해산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매장에 경찰들이 진입해 점거 농성을 펼친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0일 오전 벌어진 경찰의 이랜드 농성 사업장 강제 진압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농성 노동자들이 모두 연행된 뒤 홈에버 월드컵몰점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권력 투입을 강하게 비난하며 이후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연행 노동자들을 태운 마지막 호송버스가 떠나자마자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앞으로 나섰다. 문 대표는 "오늘의 사태는 1979년 YH여성 노동자 탄압을 되새긴다"며 "이랜드 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을 노무현 정부는 끝내 외면했지만 역사는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몸은 끌려가지 않았지만 정신과 영혼은 그들과 함께 끌려갔다. 반드시 현장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은 전국 16개 시도당에서 동시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이후 전국 200개 지역에서 이랜드를 대상으로 하는 공동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랜드 노조 조합원들의 농성에 대한 경찰의 강제해산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매장에 경찰들이 진입해 점거 농성을 펼친 노조원들을 연행하려하자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민노총 지도부가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문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차례로 말을 이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노무현 대통령이 이 땅의 노동자 농민 서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 입장을 오늘 이 농성장과 뉴코아 강남점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민주노동당은 원내에서 비정규직 법안이 상정될 때 반대했고 우려했고 경고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보수정당과 함께 단합해 밀어붙였다. 결국 그렇게 통과된 비정규직 악법의 실체가 오늘 이 현장에서 나타났다."(천영세 의원)

"오늘의 폭압적 연행은 바로 공권력이 사용자 편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자신들이 잘못 만든 비정규직 법안의 문제를 감추려고 공권력 악용한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처럼 노무현 정권의 말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노회찬 의원)

"오늘 아침 경찰의 공권력 진압은 450만 비정규 투쟁에 불을 붙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오판한 것이다. 앞으로 비정규직 차별을 응징하고 진보정치의 새 역사를 쓸 것이다."(심상정 의원)

"대한민국에서 이 시간 이후 경찰은 공권력이 아니고 폭력집단이다. 가장 무서운 것이 국가폭력이다. 그리고 그 저항은 민주주의를 꽃피울 것이다. 오늘의 이 행위를 규탄하며 이후 국민저항운동으로 끌고 나갈 것이다."(권영길 의원)


임종인(무소속)의원도 현장을 찾았다.

"이 정부는 지난해 5월 4일 평택 대추리 농민들을 2만 명의 경찰로 짓밟았다. 그리고 오늘 홈에버 매장에서 노동자를 짓밟고 연행해 갔다.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서민과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권이 아니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들어서서 반민중적 정치세력과의 대결을 끝내야 한다."

▲ 20일 오전 서울 잠원동 뉴코아아울렛 매장을 완전 장악한 경찰들이 농성 노조원들이 설치한 '뉴코아·이랜드 공동파업 승리를!!' 구호가 적힌 피켓이 옆에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노동당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곧바로 민주노총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는 펼침막이 참석자들 손에 들려있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농성 노동자들이 모두 연행됐지만 그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십자가를 진 예수"라면서 "미국이 이라크를 강점하지 못했듯 정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강점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20일 오전 10시에 지침을 내려 현재 이랜드 4개 점포(충남 천안, 경남 창원, 대구, 울산)를 점거한 상황이며 오후에는 전국 40개 이랜드 점포를 점거할 계획이다. 또한 내일(21일)에는 이랜드 전 사업장을 타격대상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교수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민교협, 학단협, 교수노조, 비정규직교수노조 4개 단체 역시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권력 투입을 규탄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비정규직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가 아니라 대량해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는데 그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우리의 문제, 우리 자식의 문제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태그:#이랜드,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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