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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1, 중3 딸과 아들을 둔 엄마이다. 늦게 풀타임 일을 다시 시작해 일-생활 균형을 위해 좌충우돌하며 살고 있는 늦깍이 직장인이기도 하다.

사실 아이들에게 산양유를 먹이고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음식을 찾아 먹이는 정성을 들이던 시절은 지나갔다. 두 아이 모두 이 엄마의 덩치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목형 엄마도 신경쓰는 구석 하나가 있으니 오늘 그 정보를 공유해보려 한다.

우선 나는 고등어, 명태, 대구, 꽁치 등의 생선은 사지도 밥상에 올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방사능 때문이다. 특히 위에 나열된 생선들은 후쿠시마 핵사고 지역을 회유하는 어종들이다.

얼마 전에 <핵의 악몽>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는데 1995년 바다에 핵쓰레기를 풍덩풍덩 던지지 못하게 하는 국제적인 방사능 폐기물 규제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바다에 던져진 핵쓰레기가 10만톤이 넘는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95년 법제정 이후에도 핵쓰레기를 바다에 직접 던지는 것만 규제되고 파이프로 흘려보내는 것은 규제대상이 아니라는 그린피스 발표자료도 있다.

어떤 전문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누출된 방사능의 양으로 따지면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수 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말한다. 1986년 4월 26일 오늘 체르노빌 사고가 났던 우크라이나에 27년이 지난 지금  건강한 아이는 전체의 5~10%밖에 안 된다고 한다. 나머지 90%에 달하는 아이들이 현재 아프다는 사실이고 한 아이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다수라고 한다.

앞으로 5년~10년후가 되면 우크라이나의 평균수명은 55세가 될거라고 한다. 전세계의 인구의 평균수명이 75세정도라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20년을 덜 살게 되는 것이다. 이 정보는 26일 KBS2에서 체르노빌 기념일 특집으로 방송한 다큐멘터리 <체르노빌의 아이들>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2013년 4월 중순에 방한한 국경없는 의사회 창시자 헬렌 칼디콧 박사님이 강의도중 보여주신 사진
▲ 체르노빌 지역에서 태어난 기형아 사진 2013년 4월 중순에 방한한 국경없는 의사회 창시자 헬렌 칼디콧 박사님이 강의도중 보여주신 사진
ⓒ 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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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탈핵학교에 등록해 강의를 들은 바로는 핵발전소에서 우라늄이 사용되고 48개월 정도 타고 나면 핵쓰레기가 되는데 이것을 '죽음의 재'라고 한다는 것이다. 왜 우라늄 재가 '죽음의 재'일까? 어릴적 나무나 종이를 태우고 나면 재는 힘없이 사그라 드는 에너지 없는 물질이었을 뿐 전혀 위험한 물질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무가 타고 남은 재는 텃밭에 거름으로 뿌리기도 하고 더 옛날에는 세탁할 때 양잿물로 사용하기도 하지 않았는가? 우라늄은 어떤 놈이기에 다를까?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대부분의 독자들처럼 비전문가의 눈으로, 아이 엄마의 눈으로 한번 보자.

우라늄은 나무나 다른 연료처럼 불을 직접 점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라늄 235이라는 물질에 중성자를 쪼여서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리이다. 원자로 안에서 핵분열을 하면 엄청난 열이 난다고 한다. 그 열로 물을 끓이는 것이다. 어떤 전문가는 고작 물을 끓이자고 우라늄을 사용한다는 것은 논에 잡초를 뽑자고 포크레인을 동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사실 논에 잡초를 뽑자고 포크레인을 동원하는 것이 위험하지 않고 경제적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경제적이지도 않고 아주 위험하고 윤리적이지도 않다면 우리는 포크레인 사용을 거부해야 한다.

오늘은 핵발전소의 '죽음의 재'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 한다. 왜냐면, 죽음의 재가 생산된다는 것이 핵발전소를 당장 중지시켜야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이냐 아니냐 안전하다 불안하다 등의 논쟁등도 있겠지만 그 모든 핵발전소 존치여부 논쟁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히 탈핵해야하는 이유는 '더 이상 죽음의 재를 생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죽음의 재에서는 수십만개의 방사성물질이 나오지만 플루토늄(Pu) 하나만 보자면 반감기가 25000년이고 세슘처럼 감마선을 내는게 아니라 알파선을 내는데 일단 몸에 들어가면 뼈에 들러붙어서 세포를 파괴한다고 한다. 세슘의 세포파괴력의 20배라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핵을 사용한 우리들로부터 '죽음의 재'를 받은 후세들이 얼마나 황당할까? 최소한 25만 년 동안 이런 핵쓰레기를 인간이 범접하지 못하는 상태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은 재앙이다.

독일은 후쿠시마 이후에 17인의 윤리위원회를 만들어 며칠간의 끝장토론 끝에 2022년까지 단계적 탈핵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 가장 큰 이유에 핵의 에너지로의 이용이 윤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조금 더 풍요롭게 쓰자고 후세들에게 사악한 핵쓰레기를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윤리적인가 아니가의 기준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생각해봤다. 장관이나 총리 등 고위직들이 적합한 인물인지 윤리적 잣대로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는 불륜을 저질렀는가, 위장 전입을 했는가? 세금을 체납했는가 등 개인의 윤리적 의무에 대한 기준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정말 현재를 사는 인간으로서 후세에 대한 윤리 덕목을 생각하여 강력하게 핵발전소 문 닫자는 운동을 해야 한다.

2013년 4월 영광원전 홍보관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았다. 홍보관 정문앞 간판 정경
▲ 영광원자력발전소 홍보관 간판 2013년 4월 영광원전 홍보관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았다. 홍보관 정문앞 간판 정경
ⓒ 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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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들에게 죽음의 재를 물려주지 말자고 간절히 호소한다. 지난 주말에 영광원자력발전소 내부를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죽음의 재에 대해 몰랐다면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르지만 홍보관 앞에 붙어있는 저 간판은 한숨과 탄식을 내기에 충분했다. 죽음의 재를 남기는 핵발전소 홍보관 전문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에너지"라는 사기성 간판은 떼어져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에너지, 에코에너지 이런 말은 핵에너지와 동시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깨어 있는 민주시민이다.

원자력발전 에너지를 환경을 생각하는 에너지, 에코 에너지라고 기술하고 있다.
▲ 영광원자력발전소 홍보관 전시내용 원자력발전 에너지를 환경을 생각하는 에너지, 에코 에너지라고 기술하고 있다.
ⓒ 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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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문 닫는 방법은 있다. 태양의 학교-핵없는세상을위한교사학생학부모연대처럼 탈핵 운동을 하는 여러 단체에 가입하여 힘을 모아 탈핵운동을 하면 된다. 탈핵과 직접민주주의 목소리를 확실히 내는 정당에 동참하여 힘을 모아 정치세력화 하면 된다. 예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작품에 의식을 담아내어 감동을 자아내면 더욱 좋겠다.

여하튼 더 많은 사람이 체르노빌의 결과를 뼈저리게 기억하고 후쿠시마의 미래를 온 맘으로 염려하며 한반도의 안전한 오늘과 내일을 위해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핵없는세상을위한 교사학생학부모연대 학부모회원입니다.



태그:#방사능,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없세, #태양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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