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2013 ISU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69.9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1월 국내피겨선수권대회 때 찍은 것이다.

김연아가 <2013 ISU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69.9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1월 국내피겨선수권대회 때 찍은 것이다. ⓒ 곽진성


69.97점(TES:36.79점 PCS:33.18점). 쇼트프로그램 1위!

15일(한국시각)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2013 ISU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 선수(23·대한민국)가 69.97점을 기록하며 대회 선두에 등극했다. '피겨여왕의 재림'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멋진 연기였다. 김연아가 구사한 3Lz-3T의 명품 점프는 훌륭했고, 겨울 동안 갈고 닦은 스텝시퀸스는 품격 있었다.

대한민국 김연아의 멋진 '뱀파이어의키스' 연기에 캐나다 런던 관중들은 일어나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비록 점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짰지만, 김연아의 연기는 올시즌 가장 빛나는 쇼트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기억될 만 했다. 본인 스스로 "100%를 다 했다"고 자신할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예상대로 김연아 1위, 2위는 코스트너..... 아사다는 6위

쇼트 프로그램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김연아가 1위를 차지했고, 캐롤리나 코스트너(26·이탈리아)가 2위, 아사다 마오는 점프 기량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6위에 머물렀다. 미, 러의 신예 그레이시 골드(17·미국)와 뚝따미쉐바(16·러시아), 소트니코바(16·러시아)는 예상보다 박한 평가를 받았다.

 김연아의 뱀파이어의 키스. 사진은 지난 1월 국내피겨선수권대회 때 찍은 것이다.

김연아의 뱀파이어의 키스. 사진은 지난 1월 국내피겨선수권대회 때 찍은 것이다. ⓒ 곽진성

피겨여왕 김연아는 3조 세 번째 순서로 출전, 은반 위에서 최고의 스케이팅을 선보였다. '뱀파이어의 키스' 음악 선율에 맞춰 시도한 첫 번째 트리플 점프(3Lz-3T)는 보기 깔끔했다.'1.40점' 높은 가산점(Goe)을 받으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김연아는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3F)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았다. 선수 본인이 문제점을 캐치하지 못할만큼 순조롭게 진행된 점프였기에, 아쉬움과 의아함을 동시에 갖게 만든 판정이었다. 김연아는 3F의 롱에지로 인해 0.2점의 감점을 당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세 번째 점프인 더블 악셀(2A)에서 0.86점의 가산점을 챙기며 점프 과제를 잘 마무리 지었다. 비점프 과제에서는,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특히 스텝시퀸스에서 레벨 4를 받은 것은 유의미한 결과였다.

김연아는 스텝시퀸스에서 주로 레벨3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보완점으로 평가돼 왔었다. 이를 인식한 김연아는 올 1월 열린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스텝 레벨 보충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보상을 받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김연아에게 있어 기분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김연아의 이날,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타 스케이터와의 격차를 벌렸다. 김연아는 69.97점을(TES:36.79점 PCS:33.18점)을 얻으며 2위 캐롤리나 코스트너(26·이탈리아)를 3.11점 차로 따돌렸다. 3위는 66.64점을 기록한 일본의 무라카미 카나코(18·일본)가 차지했다.

이제 김연아는 <2013 ISU 세계 피겨선수권> 챔피언에 등극하기 까지, 프리스케이팅 한 경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현 기량을 놓고 봤을 때, 김연아의 우승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17일 진행되는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레미제라블' 연기에 대한민국 피겨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연아에게는 현미경 판정, 왜 아사다 마오는 예외일까?

17일에 진행되는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앞서, <2013 ISU 세계 피겨선수권> 쇼트 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된 판정 논란을 한번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김연아는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서 70점을 넘길 것이란 예상을 깨고 69.97점을 받았다.

압도적인 1위였음에도, 70점을 0.03점 못채운 점수는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연아는 경기 직후, 의아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연아의 뱀파이어의 키스. 사진은 지난 1월 국내피겨선수권대회 때 찍은 것이다.

김연아의 뱀파이어의 키스. 사진은 지난 1월 국내피겨선수권대회 때 찍은 것이다. ⓒ 곽진성

"점수가 기대했던 것보다 낮아서 스핀이 0점을 받았거나 레벨이 낮은 건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점수를 체크했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아쉽다."

이번 대회 판정은 과거 여느 <세계피겨선수권> 대회보다 까다로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정석으로 불리는 김연아의 점프(3F)에 '롱에지'를 지적할 정도로 현미경 심사를 했다. 비단 김연아 선수뿐만이 아니었다. 대다수 선수가 엄격한 판정의 영향으로 점수가 기존보다 낮게 평가됐다.

그런데 한 선수만은 예외였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23·일본)였다. 이번 쇼트 프로그램에서 6위(62.10점)를 차지한 아사다 마오의 프로토콜을 살펴보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보인다.

첫 번째 점프인 3A에서 0.14점의 가산점을 받은 부분이다. 이날, 아사다 마오의 3A는 두발 랜딩과 회전수 부족으로 감점을 받아야 할 점수였다. 이는 영상에 선명히 찍혀 논란의 여지도 없었다. 대회를 중계한 국내 해설진의 평가도 같았다.

"(아사다 마오의 3A가) 사실 저 정도 회전이면, 감점을 충분히 받을 만 하고요. 저것은 언더가 나올 수도 있는데요." - SBS 해설위원

하지만 아사다 마오가 심판으로부터 받은 것은 감점이 아니라, 가산점이었다. 대회 심판 상당수가 아사다 마오에게 감점을 주지 않거나, 오히려 1~2점의 가산점을 더해 준 것이다. 이는 분명 잘못된 판정이다. 만약 아사다 마오의 두발 랜딩과 회전수 부족을 확인했음에도 누락시켰다면 편파판정이라 할 만한 사안이고, 혹여 확인하지 못했다면 자질 부족이라 비판 받을 상황이다.

김연아에게는 쉽게 구분이 안가는, 3F '날의 사용'까지 깐깐하게 잡아내는 심판들, 그런데왜 일본의 아사다마오의 3A 점프 실수(두발 랜딩, 회전수)에는 그토록 관대할까? 이는 <2013 ISU 세계 피겨선수권> 심판진이 지향했던 엄격함의 기준을 스스로 흐지부지 만들어버린 처사였다.

<2013 ISU 세계 피겨선수권> 심사가 공정성을 인정 받으려면, '엄격함의 기준'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김연아와 타 스케이터에게 현미경 심사가 이뤄졌다면, 일본의 아사다 마오에게도 같은 잣대로 엄격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당연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가 <2011 ISU 세계 피겨선수권>의 재판을 보는 듯해 불안한 마음이 든다. 부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이런 판정 논란이 불거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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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세계 피겨 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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